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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연봉 20만불 서민이 안 나오게 하려면"

연봉 10만 달러. 아메리칸 드림의 입구로 여겨지던 소득 수준이다. 하지만 이제 캘리포니아에선 그 정도로는 안정적인 삶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빠듯한 생활을 겨우 유지하거나, 심지어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 돼가고 있다.     심지어 북가주 일부 카운티에선 연 10만 달러가 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 남가주 몇몇 카운티도 곧 그렇게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 렌딩트리의 최근 보고서는 10만 달러의 취약성을 숫자로 보여준다. 전국 100대 대도시 가운데 25곳에서 그 돈을 벌고도 세 식구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샌호세, 샌프란시스코, LA, 샌디에이고 등 고소득 일자리가 몰려 있는 곳에선 주거비·보육비·교통비 등의 고정 경비가 소득을 웃돈다. 특히 샌호세에선 매달 2000달러 이상 적자가 난다고 한다.   정부나 싱크탱크에서는 전국 중간소득의 67~200%를 중산층으로 보지만, 실제로는 이것도 ‘무늬만 충산층’이다. 주택 마련, 교육, 의료비, 노후 준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가정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부동산 회사 레드핀의 분석은 이 위기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덴버, 시애틀, 미니애폴리스 등 주요 도시에서 자녀 두 명을 보육시설에 맡길 경우 보육비가 임대료를 넘어선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자녀 출산을 포기하고, 대도시를 떠나는 이유다.     이는 단순한 생활비 상승을 넘어 중산층의 붕괴를 상징한다. 중산층은 소비경제의 엔진이자, 사회적 계층 이동의 완충지대, 그리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토대다. 중산층이 견고해야 사회경제적 안정이 가능하다.   “중산층의 붕괴는 곧 소비 기반 경제의 위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말은 이 현실을 정확히 꿰뚫는다. 그의 경고대로 중산층의 몰락은 내수 시장의 축소와 소비 기반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선 집집마다 줄이고, 아낀다고 획기적으로 개선될 일이 아니다. 현재의 위기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구조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가장 손쉽고 그럴 듯해보이는 게 정부가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돈과 표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그에 동조한다. 실제 가주 하원은 주거비, 육아비, 식비, 교통비를 다루는 4개의 특위를 설치했다. 재정을 동원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중산층에게 육아비와 식비를 지원하고, 교통비의 인상을 억제하는 등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선의의 정부가 가장 잘 하는 일은 납세자 돈 더 걷어 문제 해결에 쓰는 것이다.     그러나 진도가 더 나가기 전에 생각해볼 게 있다. 중산층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까지 이른 데엔 혹시 정부와 정치의 책임이 없는지 말이다. 가주는 타주에 비해 세금도 무겁고, 규제도 강하다. 렌트비 오르면 못 올리게 누르고, 서민 생활이 어렵다 하면 최저임금 올리고,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하면 인증 규제 강화하고…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최종 비용에 얹혀지는 법이다.     그렇다면 거꾸로 정부가 무엇을 하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불필요한 규제를 더 풀 수는 없는지, 방만한 재정지출을 줄여 세금을 납세자에게 환원시켜줄 방법은 없는지 말이다. 그에 대한 자기반성 없이는 납세자 돈을 쉽게 뜯어가는 일만 되풀이할 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부가 무작정 재정을 또 투입해 뭔가 해보려고 한다면, 세금은 더 무거워진다. 또 거창한 규제를 새로 만들어 중산층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면, 시장은 더욱 왜곡될 것이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다간, 몇 년 뒤 ‘연봉 20만 달러 서민’이라는 말이 나올지 모른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중산층 생활비 상승 전국 중간소득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025-05-13

LA·OC 생활비, 전국 평균의 1.5배

전국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지역 톱10 중 무려 4곳이 가주 지역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경제연구위원회(C2ER)가 최근 발표한 ‘2023년 1분기 생계비용지수(cost of living index·COLI)’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생활하는 데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지역 상위 10곳 중 샌프란시스코, LA,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 등  4곳이 가주 지역으로 가장 많았다.   C2ER는 전국 생계비 평균치를 100으로 기준을 두고 도심 지역(urban area) 271곳의 생계비지수를 조사했다. 주택, 유틸리티, 그로서리, 이동수단, 의료 서비스, 기타 서비스 등 6가지 항목이다. 집계 기간은 지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다.   가주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의 COLI는 169.9 수준의 생활비가 필요해서 3위에 랭크됐다. 비싼 주택 가격의 영향으로 샌프란시스코가 10곳 중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어 5위와 6위인 가주 오렌지카운티와 LA는 각각 150.3과 149.1이었다. 두 지역에서 거주하려면 전국 평균치보다 약 50%의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의미다.     샌디에이고도 마지막 10위 안에 들었다. COLI는 142.5로 가주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보다 27%, 오렌지카운티와 LA보단 5%씩 낮았다.   가주 지역들의 생활비 수준이 전국 평균 대비 차이가 큰 것의 주원인은 비싼 집값인 것으로 지목됐다.   인구가 많고 대체로 가구 소득이 높은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비싼 집을 구매하거나 렌트할 의향을 지속해서 보이면서 생활비 상승에 일조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지역은 뉴욕의 맨해튼으로 생계비지수가 222.0나 됐다. 이는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그다음으로 하와이주 호놀룰루(생계비지수가 179.0)였으며 전국 평균치보단 79% 비쌌다. 뉴욕의 브루클린(159.1)도 4위에 올랐다.   워싱턴DC의 COLI는 이보다 소폭 낮은 148.7이어서 전국 생활비 순위 7위에 위치했다. 비슷한 수준을 보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148.4로 전국에서 8번째로 생활비가 비쌌다. 9위의 워싱턴주 시애틀은 생계비지수가 144.5였다.   반면에 전국에서 가장 적은 생활비가 있어야 하는 지역은 텍사스주 할링젠으로 밝혀졌다. COLI는 75.9로 전국 대비 26% 저렴했다.     두 번째 일리노이주의 디케이터도 77.6으로 집계돼 생활비가 평균보다 20% 이상 저렴했다. 오클라호마주의 머스코지와 텍사스주 매캘런은 각각 80.0와 80.9로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미시시피주 투펄로는 이보다 소폭 비싼 81.7이었다. 이외에도 오클라호마주 로턴과 폰카시티, 미시건주 캘러머주, 캔자스주 피츠버그, 아칸소주 콘웨이가 전국에서 생활비가 가장 저렴한 도시 10곳 안에 들었다. 우훈식 기자 [email protected]지역 생활비 전국 생활비 생활비 수준 생활비 상승

20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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